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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位 박경화 바오로 지위 (신분, 직업) : 양반 인쇄하기
출생연도 : 1757년 출생지 : 충청도 홍주 순교일 : 1827. 11. 15
연령 : 70세 순교형식 : 옥사 순교지 : 경상도 대구

 

박경화 바오로 (1757~1827년)

 

 

 


‘도항’라는 관명(冠名)으로도 잘 알려진 박경화 바오로[朴甫祿]는, 충청도 홍주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 33세 무렵 천주교에 입교하였다. 본래 그는 제법 재산이 있는 데다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는 몸이었다고 한다. 1839년 대구에서 순교한 박사의(안드레아)는 그의 아들이다.


바오로는 입교한 지 얼마 후에 일어난 박해로 체포되었으나, 마음이 약해져 석방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때의 배교는 오히려 열심을 배가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더 철저하게 신자의 본분을 지키기 시작하였고, 신앙 생활을 위해 고향을 떠나 산중으로 이주하기까지 하였다.


이후 주문모(야고보) 신부가 조선에 입국하자, 바오로는 신부를 찾아가 세례를 받았다. 그런 다음 교회 서적을 열심히 읽고 비신자들을 입교시키는 데 노력하였으며, 교우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면서 자녀들이 열심히 덕행을 닦을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 주었다.


60세가 지나서 바오로는 가족들을 데리고 충청도 단양의 가마기라는 곳으로 이주하여 살았다. 이곳에서 그는 1827년의 정해박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교우들을 안심시킨 뒤, 경상도 상주의 멍에목으로 이주하였으며, 4월 그믐에 교우들과 함께 주님승천대축일을 지내다가 체포되었다.


상주로 끌려가는 동안 박경화 바오로는 기쁨에 넘쳐 “우리가 오늘 가는 길에 대해 천주께 감사를 드리자.”고 말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천주교의 우두머리로 지목되었고, 다른 교우들보다 더 많은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앙은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형벌을 받는 동안에도 그는 “내 육신은 관장에게 맡기지만, 영혼은 주님의 손에 맡깁니다.”라고 소리쳤다. 게다가 옥중에서는 늙은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보다 먼저 교우들을 격려하거나 보살펴 주었다.


상주 관장은 도저히 바오로의 신앙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그를 대구 감영으로 이송토록 하였다. 이때 그의 자식들도 굳게 신앙을 증거한 뒤 모두 대구로 끌려갔는데, 그 후 장남 안드레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석방되었다.


대구 감사는 연 3일 동안 바오로에게 혹형을 가하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이 조금도 바뀌지 않자, 사형을 선고한 뒤 옥에 가두도록 하였다. 이후 언젠가 그는 관장의 명령에 따라 한 승려와 교리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되었는데, 그의 설명에 막힘이 없는 것을 본 관리들이 ‘천주교는 참된 종교’라고 하면서 감탄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바오로는 새로 감사가 부임한 뒤 다시 옥에서 끌려나와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노령에다 여러 차례의 형벌로 인해 더 이상 몸을 지탱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에 그는 죽음이 가까이 온 것을 알고는 아들과 교우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당부하였다.

“이 옥을 복락소(福樂所)로 생각하시오. 밖에 있는 가족들로 인해 분심을 갖지 말고 내 뒤를 따르시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죽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오.”

그런 다음 바오로는 평온한 기색으로 자신의 영혼을 천주께 드렸으니, 그때가 1827년 11월 15일(음력 9월 27일)로, 당시 그의 나이는 70세였다. 그가 순교한 뒤 5개월 후 교우들이 그의 시신을 다른 곳으로 이장하기 위해 발굴하였는데, 그때까지도 그의 모습이 평소같이 평온해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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